저항과 대안의 사이에서.

손우정 조회 958

칼 슈미트라는 사람이 정치적인 것은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동지는 동일하지 않고 다양하기 때문에 이들을 동일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서는 배제와 섬멸의 대상으로 간주되는 '적'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일한 적은 내부의 차이를 제거해 낸다. 이건 우파건 좌파건 유사하다. 

우리의 운동도 적대에 기초해 있었다. 최소한의 적과 최대한의 연대. 이것이 흔한 말로 '통일전선 전략'이다. 적의 적은 나의 동지라는 레닌의 말도 여기에 기초한다. 예로부터 이런 전선에 대한 이견이 존재하긴 했다. 단지 반대가 아니라 대안을 위해 뭉치자고. 그러나 대안을 매개로 한 연대는 협소하다. 생각해보라. 뭘 반대할지에 대해서는 쉽게 합의가 되어도 뭘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수만가지 말이 나온다. 

바꿔 말하면 뭘 반대할지로 연대를 구축해야 연대의 폭이 더 넓어진다는 말이다. 이건 딜레마다. 반대의 성격을 강조할 것인가, 대안의 성격을 강조할 것인가.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논쟁은 진보블럭의 주된 쟁점이었다. 통일전선이냐 인민전선이냐, 민주대연합이냐 독자후보냐. 유사한 메커니즘이다. 

대안은 없을까? 한가지 방법은 적대로 연대를 구축하고, 이 연대 내부의 대안만들기 프로젝트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안의 수준은 아주 디테일한 수준의 정책이 아니라 대략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맞춰 주어야 한다. 일종의 중범위 수준의 대안 전략이다. 딱 헌법 수준, 단체의 강령수준의 대안을 생각하면 되겠다. 

적대 전선 내부의 중범위 수준의 대안의 경우, 적대연대보다 연대의 폭은 좁지만, 구체적 대안을 매개로 한 연대보다는 그 폭이 넓다. 이 방법이 '적이 사라진 공간'에서 대중의 주도권이 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가는 길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지만, 막상 박근혜가 퇴진하고 나면 또다시 엉뚱한 사람들에게 이 나라를 넘겨줄 텐가?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박근혜 퇴진의 연대와 그 속에서 새로운 대안을 고심하는 전환 전략이다.  

자세하고 어려운 내용은  -> 포괄적대안연대전략

의견을 남겨주세요

스팸 방지를 위해 사람인지 확인합니다. 아래 체크 박스를 클릭해 주세요.
손우정

첨부파일이 안열리네요. ㅎㅎㅎ 암튼. 그래서 현재 '함께그대(함께 그리는 2017년 이후의 대한민국)'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

시스

공감합니다. 대안을 제안하고 토론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왁자지껄 아이디어 나누기 게시글 쓰기

52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는 국민
손연오 · 0 ·
50 국민 구심체의 정치혁명
손연오 · 0 ·
14 저항과 대안의 사이에서. (2)
손우정 · 3 ·
Btn messenger